지난해 8월 경북 경산에서 30세 남성이 평소 알고 있던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절도까지 저질렀지만, 수사기관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이 남성의 추가범죄가 발생하는 사태로 번져 어디까지 확대될지 가늠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피해자 B 씨에 의하면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A 씨로부터 "경산에 왔다. 술 한잔하자."라는 제의에 후배와 3명이 술자리를 한 후 A씨가 집에 데려주겠다고 했고, 집 앞에 도착한 가해자 A씨가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배가 아프다. 화장실을 잠깐 쓰자 했다고 증언했다.
가해자 A씨가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가겠지 라고 무심하게 생각하고, A씨가 나가기를 기다리다가 그만 잠들어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B 씨는 일단 112에 전화해 성폭행 신고하고, 경산경찰서를 직접 찾아가 경찰관을 동행해 모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는 등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어떻게 된 영문인지 수사는 진척을 보이지 않았고 보다 못해 B 씨는 지인들을 통해 확인한 가해자 A 씨의 소재지 정보를 경찰에 넘겼지만, 그때마다 경찰은 구속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피해자 B 씨는 "가해자가 집을 알고 때문에 불안한 마음에 이사까지 했다."라며 "검사실에 전화를 걸어 내가 죽어야 이 사건이 종결될 것이냐고 따졌다."라고 했다. 이처럼 가해자는 불안한 마음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절박함을 우리 사회는 방관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한편, 추가 피해자 D 씨는 "분명히 옷을 입고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보니 옷이 벗겨져 있었고, 노트북, 금목걸이, 팔지가 없어졌다."라고 B 씨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해자들이 모두 잠든 사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점을 볼 때 술자리에서 피해자들 몰래 약물을 태웠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공동취재 : 뉴스라이프, CKN뉴스통신, 코리아투데이뉴스(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