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가을철에는 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쯔쯔가무시증과 쥐나 다람쥐 같은 설치류에 의해 감염되는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의 발생이 증가하므로 예방법을 잘 지키고 증상이 나타나면 일찍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치료받아야 한다.
※ 진드기 조심 '쯔쯔가무시증'
쯔쯔가무시증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렸을 때 유충에 있던 균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 전신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털 진드기 유충은 알을 낳는 우기에 덤불이 우거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된다.
주로 사람의 땀구멍 및 모공을 물며, 이 과정에서 사람이 가려움증이나 통증을 느끼기는 어렵다. 쯔쯔가무시증은 1951년 처음 환자가 발생한 이후로 현재까지 환자 수는 증가추세다.
지역별로 전남, 경북, 전북, 충남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털 진드기 유충의 번식기인 10월에서 12월 사이에 급증한다. 다발성 장기부전, 쇼크, 뇌증, 호흡부전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으면 비교적 잘 치료되며, 사망률은 0.5~1% 정도로 낮다.
현재 예방접종은 따로 없고 혈청형이 다양하여 백신 개발도 쉽지 않다. 따라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이다. 풀이 많은 곳에서 작업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팔, 긴 바지, 모자, 목수건, 토시, 장갑, 목이 긴 양말, 장화를 착용하고 작업이나 야외활동 전에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풀숲에 옷을 벗어 놓거나 앉지 않고 용변을 보지 않는다. 집에 돌아온 즉시 활동복을 세탁하고 온몸을 꼼꼼히 씻고 몸에 벌레 물린 상처 또는 진드기가 물고 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 무증상부터 사망까지 '신증후군출혈열'
우리나라에서 신증후군출혈열은 1951년 6월 초에 UN군에서 처음 발생하였다. 등줄쥐나 집쥐가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무증상 상태로 쥐의 타액, 소변,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를 체외로 분비하고, 이것이 건조되어 먼지와 함께 공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 간에는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되고, 연중 발생이 가능하나 대부분 10월~12월에 집중되어 있다. 야외활동이 많은 남자, 군인, 농부에서 주로 감염되고, 매년 약 400명 내외의 환자가 발생한다. 감염 시 평균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생긴다.
전신 혈관의 기능 장애로 인해 저혈압, 쇼크와 신부전이 나타난다. 발열, 출혈, 소변량 감소가 3대 주요 소견이나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잘 나타나며, 무증상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인다. 치료약제는 없으며 적절한 대증요법이 치료이다.
조기에 진단하고 입원시켜 임상 경과를 세밀히 관찰하며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백신이 개발되어 있으나 예방 효과에 논란이 많아서 군인, 농부 등 직접 신증후군출혈열 바이러스에 노출 위험 집단에 제한적으로 접종을 권장한다.
10~12월에는 유행지역의 산이나 풀밭에 가서 들쥐의 배설물과 접촉하는 것을 피하고 야외활동 후 돌아왔을 때는 옷을 꼭 세탁하고 샤워나 목욕을 할 것을 권장한다.
※ 오염된 물 통해 감염되는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신성 감염질환으로, 세계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동물사람 공통 감염증이다. 사람은 감염된 동물로부터 병에 걸리게 되며, 원인균인 렙토스피라는 보균 동물의 신장에서 만성적 감염으로 소변으로 배설되어 흙, 진흙, 지하수, 개울, 논둑물, 강 등을 오염시킨다.
사람과 동물은 오염된 소변에 직접 접촉하거나 간접적으로 오염된 물에 노출되어 감염된다. 렙토스피라증은 추수 전 시기에 태풍, 홍수, 장마 등과 관련이 있어 9~11월에 집중되어 발생하는 계절적인 특성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의 발생률은 유행 여부에 따라 연도별로 큰 폭의 변동을 나타내며, 최근에는 연간 약 100명 정도 발생하고 있다. 주증상은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순이며, 심한 경우 폐출혈이 발생하고, 황달, 신부전으로 진행한다.
백신은 없으며, 항생제를 투여하여 치료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균 오염이 의심되는 고여 있는 물에서 수영하지 않고, 고여 있는 물에서 작업할 경우 피부 보호를 위한 작업복(특히 장화)을 반드시 착용한다. 또한, 홍수 이후 벼베기·벼세우기나 들쥐 포획 등의 작업 후 발열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도록 한다.
자료제공 - 글 권기태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0년 9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