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절반 이상이 억대 연봉을 받는 KBS TV 수신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북한이 우리나라 방송 장비를 이용해 미사일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신료 폐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방송개혁시민연대는 지난 2013년 출판한 책을 통해 지난 1988년 이후 2007년까지 방송 3사는 다양한 명분을 들어 중계차를 가지고 들어가 생중계를 하고, 그때마다 쓸 수 없는 방송 장비라는 핑계로 북한에 두고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런데 북한이 그동안 발사한 미사일에 우리나라 방송국의 방송 장비 부품들이 사용될 수도 있다고 한다면 단순히 북한에 방송 장비를 제공한다는 인도적 차원을 뛰어넘는 심각한 안보적인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2014년 유엔안보리 산하 북한제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12월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에 한국산 반도체가 사용됐다는 충격적 내용은 이러한 심각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발사한 '은하 3호' 잔해 가운데 14개 품목을 공개했는데, 이중, 6개 나라의 부품들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6개 나라는 구소련을 비롯해 영국, 미국, 스위스,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 부품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에 쓰인 우리나라의 SD램이 어떤 경로를 통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 미사일 조립에 사용되었는지 의문에, 제18대 김동성 국회의원은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에 3천 대 이상의 펜티엄급 컴퓨터를 지원하고 IT 인력 양성에 노력한 것은 북한 해커부대를 양성시킨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이 이러한 발언의 배경은 북한으로 넘어간 컴퓨터의 주요 부품들이 탄도미사일이나 SLBM과 같은 대량살상무기 부품으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를 근거로 밝힌 것이다.
특히, 방송 장비가 활용될 가능성을 전문가 인터뷰를 제시했는데, "미사일을 시험할 때 크게 레이더와 미사일에서 방출되는 텔레메트리 정보를 합해서 추적한다."라며 "방송이라는 것이 정보를 보내고 받는 것이므로 일반적 원리로만 따져도 방송 장비 활용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남북 방송 교류는 향후 통일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만약에 이러한 방송 장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나 SLBM을 만드는 곳에 사용될 수도 있다면 방송 장비의 북한 반입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은 그냥 듣고 지나갈 문제는 분명 아니다.
최근 국민의 힘 박대출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KBS가 평양에 방송지국을 설립하려 했다는 것이다. 북한과 방송 교류를 위한 목적이라면 좋겠지만, 그동안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태도만 보더라도 이를 그대로 믿기에 너무나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도 북한과 우리의 방송송출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방송송출방식이 다른 방송 장비가 어떻게 사용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이유가 바로 북한에 방송 장비 유출 의혹이 제대로 밝혀져야 하는 이유다.
지금은 혈세로 북한에 KBS 지국을 만들겠다는 계획보다 북한에 방송 장비 유출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밝혀 더 이상의 의혹과 정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는데,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