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민족적 울분을 삼키며 저항의 선율로 태어난 창작 아리랑의 100년 역사를 되짚어보는 공연 '아리랑 창작, 백년을 듣다'가 26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사)서울소리보존회가 지난 3년간 진행해온 '아리랑 창작 100년 역사를 훑어보는 여정'의 마무리 공연이라는 점과 본조아리랑이 처음 공개된 1926년 10월에 태어나 96년간을 아리랑과 동행한 현역 최고령 소리꾼 인간문화재 박기종 명창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문화재재단과 신민요연구회가 후원하고 (사)서울소리보존회가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일제강점기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남북한, 해외에서 창작된 주요 아리랑을 명창과 젊은 소리꾼의 목소리를 빌려 소개한다.
공연은 1, 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에서는 아리랑 전승에 기여한 원로 명창들이 창작 아리랑 1백 년을 회고하고 아리랑 창작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황해도 무형문화재 서도소리 보유자이자 현역 최고령 인간문화재인 박기종 명창(만 95세)이 과거서도 지역의 아리랑 실태를 소개하며, 경기소리의 길을 걷고 있는 유명순 명창은 1960~70년대 아리랑 공연을 중심으로 아리랑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남혜숙 명창(서울소리보존회 이사장)은 서울소리보존회가 그동안 복원·재현해 소개한 아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정은하 명창은 '신대구 아리랑'을 창작하게 된 동기, 영남민요아리랑보존회를 설립하고 아리랑 실연자협의회 대표가 되기까지의 아리랑 운동 이야기를 소개한다.
2부는 다양한 아리랑을 감상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다듬이시스터즈가 '진천방촌 아리랑'과 '함경도 아리랑'을 다듬이 타악으로 연출한다. 이어 평양검무보존회의 중견 무용가인 최정희·윤현숙 명무가 특별 출연해 평양검무를 모태로 창작되어 경기도 안양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기성 검기 무를 선보인다.
또한, 이화자의 '금강 아리랑'을 이춘자 명창이, 박월정의 '경기 긴아리랑'을 송영옥 명창이 각각 들려준다. 남혜숙·정은하 명창은 최계란 명창이 남긴 '대구 아리랑'을 부른다.
남혜숙 서울소리보존회 이사장은 "지난 1세기 동안 창작된 아리랑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여정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라며 "창작 아리랑에 담긴 우리 민족의 삶과 정신이 시민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