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중반의 만학도가 대학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받은‘면학장학금’을 다른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해 화제다.
감동의 주인공은 신현문(75·칠곡군 북삼읍)씨로 18일 계명대학교 학위 수여식에서 자신이 받은 장학금 100만 원을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칠곡군 '호이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신 씨는 학사모를 쓰고 활짝 웃으며 "배고픔 보다 배우지 못한 한이 더욱 큰 고통이었다."라며 "가난으로 배우지 못해 평생의 한을 갖는 분들이 없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신 씨는 5년 전만 하더라도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다. 칠곡군 기산면에서 가난한 농부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간신히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왔다.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했지만 가난이 배움에 대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30대에 접어들자 농촌 생활을 청산하고 대도시에서 사업에 도전해 성공한 사업가로 명성을 얻었으나 중국산 저가제품과 IMF로 인해 부도를 맞게 됐다. 예순을 넘기면서 상가임대사업으로 매월 고정수입이 발생하며 생활이 안정이 되자 그동안 못했던 공부에 대한 열정이 다시 솟아났다.
2016년 7개월간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69세 나이로 중학교·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에 이어 대학수학능력시험에까지 도전 이듬해 계명대 역사학과에 입학했다.
신 씨의 대학생활은 꼬불꼬불한 영어보다 반백년 나이 차이가 나는 동기들과 친목을 다지지 못해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며 한 달에 백만 원 이상 사비를 들여 밥을 사주기 시작하자 학생들도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말이 잘 통하는 밥 잘 사주는 착한 형, 오빠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신 씨의 기부는 금액을 떠나 그 어떤 기부보다 숭고하고 가치가 있다."라며 "기부에 담긴 뜻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호이장학금을 더욱 활성화 시켜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