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칠곡의 한 초등학생의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감동의 주인공은 칠곡군 왜관읍 육지승(왜관초·3)군으로 지난 5월 게임기를 사기위해 3년간 모아왔던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소 즐겨먹던 맥반석 달걀을 기부했다. 평소 아버지 육정근(45)씨의 영향을 받아 홀몸 어르신 집 청소 등의 자원봉사에 참가해온 지승 군에게 달걀은 단순한 축산물이 아닌 이웃 사랑의 매개체였다.지승 군의 선행에 감동을 받은 칠곡군청 이경국(33) 주무관은 뇌병변을 앓고 있는 중증 장애인으로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지만 지승 군이 갖고 싶어 하던 게임기를 선물했다.
지승 군은 이 주무관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하며 게임기 금액인 40만 원을 모아 이번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달걀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주무관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코흘리개 동심을 유혹하는 것들을 외면하며 눈물(?)겨운 노력을 이어갔다. 평소 푸딩, 치킨, 아이스크림 등 군것질을 좋아하던 지승 군은 본능적으로 편의점으로 향하던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 발걸음을 끊었다.
군것질을 하는 것을 참다 참다 한계에 다다르면 지승 군은 '엄마아빠 찬스'를 요청했지만 편의점 음식을 사주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켜 나갔다. 대신 용돈을 일주일 5,000원에서 10,000원으로 올려주고 편의점에서 즐겨먹던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주며 격려했다.
동심이 감당하기 어려운 유혹을 이겨내고 마침내 목표로 했던 40만 원이 모이자 지승 군은 이 주무관에게 연락을 하고 자신이 준비한 달걀을 어디에 기부하면 좋을지를 물었다.
이 주무관은 칠곡군장애인복지관에 기부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지승군은 8일 장애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이 주무관 이름으로 달걀 50판을 기부했다. 이날 지승 군과 이 주무관은 맥반석 달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새끼손가락을 걸고 또 다른 기부를 약속했다.
이 주무관은 "착한 일에 대한 격려 차원의 말에 초등학교 3학년에 불과한 지승이가 정말로 약속을 지킬 줄 몰랐다."라며 "지승이를 통해 독거 어르신, 장애인 등의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