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야합으로 얼룩진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국민의힘 경북도당이 심한 몸살을 앓고 그 후유증마저 심각한 지경이다.
지역 민심까지 무시하고 주민들의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무리한 공천으로 일관하는 모습과 정당의 학살과도 같은 공천에 심한 배신감을 느끼는 현실이 멈추지 않고 계속 반복되고 있는지 짚어 보았으면 한다.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보수정당이라고 자처하면서 보수와는 전혀 다른 공천을 통해 야누스의 얼굴을 보여주는 국민의힘에 흥분하지만, 막상 투표장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지향하는 정당이 추천한다는 이유로 망설임 없이 선택한다.
매번 되풀이되는 어처구니없는 공천에 좌절하면서 "다시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도 찍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다짐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지만,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던 그러한 행동이 지금의 보수정당 안하무인을 만들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 주민들이다.
그렇기에 주민들이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본인들 스스로 그러한 정당을 만들어 놓고 핑계를 정치인과 정당에 돌리는 모습이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제발 정신을 차렸으면 하고 주민들에게 부탁한다.
누구 책임이라고 말하지 말고 겉으로는 보수의 자존심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속으로는 자신들의 실리를 추구하고, 주민들의 여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공천대상으로 내세우는 모습에 오히려 박수를 보냈던 주민들 책임이라는 사실을 자각했으면 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보수정당에서 주민들 여론과 정반대의 인사를 내세웠는데 보기 좋게 낙마해 버리는 일이 계속된다면 그들이 여론을 두려워할 것이지만, 지금처럼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앞으로도 이들의 여론 무시는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우리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지역에서는 공천이 당선이라는 것이 상식처럼 인식되어버린 현실을 가지고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할 수 있으리오.
쉽게 누구 때문에! 라는 핑계를 한다. 그런데 누구 때문에! 라는 핑계는 그냥 허공을 가르는 핑계에 불과하다. 유리 한 장 깨어졌다고 바로 옆의 유리창을 깨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올바른 선택이 그들의 부실공천을 막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매번 반복되는 밀실 공천을 제대로 막으려면 깨어있는 시민의식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이번에야말로 공천이 당선이라는 인식의 고리를 끊는 주민들의 결단이 이제는 필요하다.
참으로 민심은 야속하기까지 하다. 어제까지 공천이 잘못되었다고 성토하다가도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앞다투어 몰려가는 현실을 두고 이것을 천심이라고 해야 할지? 당심이라고 해야 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정말로 지역발전을 위한 인사라고 판단되면 어느 정당이 내세우는 선택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인성과 능력만을 가지고 선택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해 그동안 악습의 고리를 차단하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다시 한번 부탁하건대 포장지가 아무리 아름답고 화려할지라도 그 속의 내용물이 썩어 심한 악취가 풍기는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없듯 포장지보다 내용물이 얼마나 튼실한지 따지는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