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건강칼럼] 스트레스 없애려면? 몸에 주는 진정한 휴식이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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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스트레스 없애려면? 몸에 주는 진정한 휴식이 정답

기사입력 2022.05.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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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는 생존을 위해 체온, 맥박, 호흡수, 산소 분압 등 신체 내 환경을 항상 일정한 조건으로 유지하려고 하며, 이를 항상성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몸은 추위나 더위, 기압, 정신적인 갈등 상황과 같은 외부적인 스트레스 자극에 항상성이 위협받는다고 인식되는 순간 다양한 신체적·정신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스트레스 받는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1.4kg밖에 되지 않는 뇌에 의해 지배받고 있습니다. 뇌는 우리 몸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지요.
 
몸은 생존을 위해 각 장기가 제 기능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이 충족되면 '좋다', 충족되지 않으면 '싫다'는 반응만 보이지만 뇌(prefrontal cortex)는 해야 할 일이나 도리 등 이해득실을 따져 스스로에 유리한 방향으로 판단(inhibition)함으로써 몸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게 제어하는 기능을 합니다.
 
따라서 몸이 원하는 것과 뇌의 제어기능에서 원하는 바가 다를 때 우리는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고, 그에 따른 신체 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상사가 갑자기 퇴근 시간에 예정에 없던 새로운 일을 요구하면 몸은 집에 가 쉬고 싶지만 뇌는 상사가 시킨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맞추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마음의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쉬고자 하는 몸을 계속 쓰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일이 맞지 않아 갈등하게 되면 이유 없이 짜증이 나며 일의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일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지면 불안해지고 더욱 일하기 힘든 상태가 되는 악순환을 겪게 되어 자신감을 잃게 되고 결국 병원을 찾기도 합니다.
 
몸과 뇌가 갈등하는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뇌의 숨골은 생존을 위협하는 상태로 인식하게 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신체 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마치 외부 위협에 대항해 싸울 때처럼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면서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머리가 아프거나 정신이 맑지 못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고 근육과 혈관의 강직도가 높아짐에 따라 온몸이 아프거나 지나친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고, 궁극적으로 이런 상태가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불안, 우울과 함께 신체 건강도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 스트레스에 강해지기 위해 내적 에너지 확보하기
그런데 이런 스트레스에 대한 몸의 반응은 왜 생겼을까요? 과거 자연 속에서 생활하던 시기와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외부 자극이 계속될 때 이러한 반응은 생존에 유리한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스트레스에 따른 몸의 반응, 즉 다양한 증상은 스스로 질병에서 오는 증상으로 오인함으로써 불안과 걱정을 초래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요?
 
스트레스는 기온, 미세먼지, 정신적인 자극 등 외부 인자뿐 아니라 완벽주의나 과로하는 성격과 같은 내인적인 요소에도 영향을 받으므로 살면서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닥치는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좀 더 상대편 입장을 수용하면서 스트레스 자극에 둔감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스트레스 예방의 첫 단계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평가받고 판단하며 살고 있습니다. 또 개인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한 생각은 개개인의 선입견, 책임감과 가치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에 따라 각색되어 서로 다르게 인식하게 되므로, 살면서 완전히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예방하려면 우선 상대편이 나와는 다른 남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한 후에는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상대편과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불편한 부분에 대해 감정을 섞지 않고 표현하는 것이 갈등을 예방하는 두 번째 방법입니다.
 
상대편의 행동을 교정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느끼는 생각과 마음을 가감 없이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표현하지 않고 계속 마음에 두고 참다가 나중에 더는 참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누구나 감정이 악화된 상태가 되기 쉬워 관계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 받는다’라고 하면 대부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흔한 스트레스는 일과 성취를 위해 지나치게 체력 소모를 많이 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남에게 인정받는 데 집착해 피로하다는 몸의 요구를 무시하고 계속 일하게 되면 체력이 떨어지면서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화를 참기 어려워지기도 하고 조급해집니다. 따라서 요즈음 흔히 이야기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전되었을 때는 우선 주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꼭 해야만 하는 일 외에는 하지 않는 것을 연습합니다. 우선 평상시 시간을 내어 챙기기 어려웠던 운동, 산책과 같은 신체 활동을 더 해봅니다.
 
이와 함께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평상시보다 활동량이 증가한 경우에는 200~300Kcal 정도 열량 섭취도 늘립니다. 운동 후에 피로하면 20~30분가량 낮잠을 자도 좋습니다. 이 과정을 1~2개월 반복하게 되면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내적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 생각과 생활을 바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그 밖에 처음 시도하는 일, 불확실한 일을 감당해야 할 때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기 쉽습니다. 이때는 될 수 있으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불안을 없애고, 일의 수행능력을 향상해 스트레스를 줄여줍니다. 긍정의 힘이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반드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했는데도 큰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는 정신적·신체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는 방법을 시도해봅니다.
 
스트레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전에 나쁜 생각의 악순환을 막아야 합니다. 가장 좋은 대처 방법은 우리 조상들처럼 사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마음이 힘들어도 농사를 짓거나 몸을 움직여서 일해야만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떤 생각을 머릿속에 계속 담고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몸을 움직여 피로하니 바로 잠들게 되면서 체력이 회복되어 스트레스를 길게 가져가기 어렵게 됩니다. 이때 나무가 많고 공기가 좋은 곳에서 몸을 움직이면, 몸이 좋은 공기를 몸속으로 들여오기 위해 혈관과 호흡기를 확장해 스트레스로 인해 뇌혈관, 근육 등이 조이는 것을 큰 노력없이 예방할 수 있어 도움이 됩니다.
 
사실 과로했다면 잠을 자거나 쉬면 풀리겠지만 가장 몸에 무리를 주는 것은 정신적인 긴장감을 놓지 못하는 경우이므로, 스트레스 해소에 나무가 많고 깨끗한 공기, 즉 자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자연을 찾을 수 없을 때는 가까운 사람에게 힘들고 속상한 일을 모두 이야기해봅니다. 내 말에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상대방의 위로는 생각보다 큰 힘이 됩니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할애하는 시간을 늘리고 몰두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해봅니다. 시각적으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여행도 좋고 온 힘을 다해야 하는 타악기나 관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몸의 반응이 숨골과 호흡을 통해 시작되므로 달리기와 같은 숨찬 운동, 입으로 부는 관악기 등이 좋습니다. 또 평상시 봉사와 선행을 꾸준히 실천하며 마음에 자신감과 여유, 배려심을 쌓는 것도 좋습니다.
 
이처럼 내적 대처 자원을 비축하면 동일한 현상에 대한 대처 능력을 향상할수 있게 됩니다. 사람은 자신의 삶에 의미가 있다고 느끼고 희망이 있을 때 삶에 대한 만족감과 자신감을 갖게 되므로, 선행과 봉사를 실천하며 마음에 행복감을 비축하는 것이 또 다른 스트레스 대처법입니다. 모든 사람이 물리적인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마음의 부자는 될 수 있습니다.
 
정말 속상할 땐 울어봅니다. 한바탕 울고 나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용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웃는 것이 온몸 혈관과 근육을 열어 이완하는 거라면, 우는 것은 몸속 해로운 물질을 몸 밖으로 뽑아내는 것이지요. 따라서 웃는 것보다 우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끔은 잘 버티고 있는 나 자신을 칭찬하고 스스로 상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힘들어지는 이유는 뭔가 잘못했다는 생각에 자꾸 자신이 작아진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를 줄여보자는 말은 간단하지만, 막상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쉽지 않습니다. 스트레스에 잠식되어 제대로 먹지도 움직이지도 않게 되면 신체 증상과 함께 불안과 우울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이 생겼을 때는 적극적으로 풀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각과 생활을 바꾸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스트레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밖으로 나오려는 노력부터 시작해보세요. 모든 일은 시작이 반입니다.
 
글 :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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