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인수위원 인선에서부터 다양한 형태의 잡음이 쏟아지고 있어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도 모 지자체에서는 인수위원의 숫자를 채우지 못해 시의원을 인수위원에 포함 시키는 사태가 벌어지고, 영남의 몇 군데 지자체는 현직 언론인을 포함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등 총체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어떤 지자체에서는 인수위원 남녀 성별 비율을 맞추지 못해 난감해하고 있으며, 최근 범죄혐의로 수사를 받는 인사들까지 말 그대로 수준 이하라는 평가가 쏟아지는 형국이다.
왜 이러한 현상들이 생기는 것인지는 본인들보다 시민들이 더 먼저 알고 있다. 물의를 일으키는 대부분 당선인이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첫 번째 문제가 부실공천과 밀실 공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선거가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부실공천 후유증은 가라앉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부실공천이 만들어낸 심각한 사회적으로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우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 씨가 수여했던 트로피를 빼앗는 장면을 보고 의아해했지만, 그것이 청각장애인이 수어로 인사말을 할 것이라는 배려에서 취한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 장면에서 진정한 지도자의 덕목으로 가장 먼저 꼽는다면 바로 배려라는 것이고, 후보자 시절 약속했던 애민정신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이미 공천에서부터 얽혀버린 실타래가 쉽게 풀어지는 경우는 없을 것이지만, 이왕에 당선인이라면 어떤 이유에서 어떤 선택을 했다는 이유를 따지지 말고 지역발전을 위해 분골쇄신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물론, 인수위원 선정과정에서 나타난 실수는 아직도 지역의 현안이 무엇인지 파악조차도 못하고 그저 당선을 이루었다는 자신의 성취감에 취해 있는 당선인은 없을 것이지만, 지역의 현안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을 쿨하게 인정하길 바랄 뿐이다.
누구를 탓할 것인가? 이래도 저래도 그리고 득표율이 어떻든 선택은 지역 주민들이 하지 않았는가? 이 말은 이왕지사 당선시켰다면 당선인이 제대로 지역 현안을 파악하도록 도와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문제는 당선인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과감하게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고 본다.
부디 부탁하건대 당선이라는 승리감에 취해 아무런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리고 한 마디 더한다면 꼰대같은 인사들이 자칭 지역의 어른이라고 하면서 어설픈 충고를 한다면 이를 과감하게 뿌리치는 용기도 지도자의 덕목이 아닌가 한다.
안타깝게도 일부 몰지각한 당선인이 의회 의장 선출과정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는 당선인으로서 의회까지 장악하겠다는 민의를 저버리는 꼴로 어제만 해도 표를 구걸하던 이들의 두 얼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