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엽이라는 가을 단풍도 멋진 풍경을 주지만 벚꽃과 진달래가 만개하고, 겨우내 옷을 벗었던 나무들이 저마다 새순을 돋아내는 요즈음 산 풍경에 더 마음이 끌린다.
어제 내린 봄비에 성장을 재촉하는 나무마다 미묘한 차이가 나는 초록의 향연. 눈에 자극도 덜할뿐더러 어떻게 보면 단풍보다 더 싱그럽게 느껴진다.
이제 완연한 봄이고, 곧 반팔의 옷이 익숙한 계절, 태양을 피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올 것이다. 지난겨울 북극한파로 인해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던 시간이 언제인지 훌쩍 지나버렸다. 꽃샘추위를 운운하기에는 계절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으로 느껴짐은 필자도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이다.
봄꽃이 핀 서정을 좀 더 느껴보고 싶어 일부러 벚꽃이 핀 수성못으로 우회하여 출근하기도 하고, 퇴근 후 벚꽃길을 걷기도 했지만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하고, 화무십일홍이라 지금은 꽃잎이 다 떨어지고, 가지마다 무성한 잎들로 녹음이 더해 가고 있다.
벚꽃은 과거 진해 군항제를 필두로 봄소식을 알리기도 하지만 지금은 지역마다 나름의 벚꽃 명소가 있어서 굳이 멀리 행차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봄꽃 향기에 취할 수 있다.
또한, 산의 고도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달라지기에 등산을 하는 사람들은 봄을 길게 느끼는 특권이나 호사를 누리기도 한다.
분지 대구를 감싸고 있는 산군 중에 남쪽에 비슬산이 있다. 비슬산 정상 부위에 고위 평탄면이 있고, 진달래 군락이 있어 산 아래쪽의 진달래 벚꽃이 전부 지고 난 뒤에야 다시 진달래가 만개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진달래 유명한 명산으로는 창원의 천주산, 여수의 영축산, 밀양 종남산, 강화 고려산 등이 유명하지만 규모 면에서 비슬산 참꽃에 필적하지 못한다.
가는 봄꽃이 아쉽거나 아직 봄을 보내기 싫은 사람이라면 조만간 시간을 내어 비슬산 산행을 권해 본다. 필자는 작년 개화 시기에 딱 맞추어 산행했고, 아직도 그때의 풍경이 기억에 생생하고, 그 날짜는 4월 23일이었다.
금년도에도 비슷한 시기이면 얼마든지 진달래로 핑크 핑크하고, 달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꽃 대궐을 감상할 수 있으리라.
법률사무소 위로 대표변호사 신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