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유독 가슴이 답답하고 마른기침이 나면서 목으로 신물이 올라온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흔히 역류성식도염이라고 하는 이 질환은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과 비만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흔히 호소하는 위장장애 중 하나가 바로 위식도역류질환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인가요?
우리 신체는 음식물을 먹으면 식도 하부의 조임근이 이완되어 식도를 통과한 음식물이 위장으로 유입되고, 음식을 먹지 않을 때는 조임근이 다시 조여져 음식물이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식도 하부 조임근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이로 인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요?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크게 전형적인 증상과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가슴 쓰림과 산 역류 증상이 있고 비전형적인 증상으로는 흉통, 만성기침, 쉰 목소리, 천식, 목 이물감 등이 있다.
마치 댐의 수문이 고장 나면 물이 새는 것과 비슷한 원리인 것 같은데, 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식도하부 조임근의 기능 저하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식도하부 조임근의 기능이 떨어진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는데 특히 40대 후반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이후 나이가 들수록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인다.
조임근 기능 저하가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당뇨, 음주, 흡연, 임신, 비만 그리고 커피와 탄산음료, 기름진 음식 등이 해당된다.
우리나라도 비만 인구의 증가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 199만 명이던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2016년에는 417만 명으로 9년간 87%나 증가했다. 연평균 11%씩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평소 속쓰림 증상이 있어도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위식도역류질환을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요?
위식도역류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통증과 불편감으로 신체적인 측면에 영향을 주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활동을 피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서적인 측면으로는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질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게 되고 이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점을 들 수 있다.
사회 기능적인 측면으로는 특정 종류의 음식과 외식을 피하거나 사회활동을 하지 못하는 등의 현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수면장애를 일으켜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증상이 심할수록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진다.
위식도역류질환을 방치 말고 적절한 치료나 합병증에 대한 대처가 필요한 것 같은데, 진단은 어떻게 내리나요?
위식도역류질환은 앞서 나온 임상 증상만으로도 대개 충분히 추정 진단이 가능하다. 임상적으로 위식도역류질환이 의심되면 우선 양성자펌프억제제 등 약물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만약 약물 투여에도 증상 호전이 보이지 않는다면 감별진단과 정확한 진단을 위해 위내시경검사, 식도산도검사, 식도임피던스검사, 식도내압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지속되면 여러 가지 합병증도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나요?
식도 점막이 위 내용물에 노출되면 점막 손상이 야기되는데 심한 경우에는 궤양, 출혈 등 합병증 발생할 수 있고, 궤양 반흔으로 식도협착이 발생해 연하곤란 등의 합병증도 생길 수 있다.
또 위식도역류질환을 오랫동안 앓게 되면 하부 식도 점막의 세포 변성으로 인해 바렛식도(식도의 점막이 위의 점막을 구성하는 원주상피세포로 변한 상태)가 생길 수 있다.
바렛식도를 방치한 채로 놔두면 식도선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실제 서구는 동양에 비해 위식도역류질환의 빈도가 높은데 하부식도 부위에서 발생한 식도암의 빈도가 훨씬 높다.
위내시경검사도 필요한가요?
위내시경검사는 위식도역류에 의한 식도 점막의 손상을 직접 진단할 수 있는 검사이지만, 낮은 민감도를 보여 위식도역류질환의 진단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필수적인 검사는 아니다.
하지만 위내시경검사는 다른 기질적인 질환의 배제를 위하여 혹은 식도 점막의 손상 및 합병증 진단을 위하여 권장된다. 특히 구토나 위장관 출혈이 의심되는 소견, 체중감소, 연하곤란, 빈혈, 흉통 혹은 상복부 종괴감 등의 경고 증상의 경우 소화성궤양이나 위암 등의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소화성궤양이나 위암이 많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감별진단의 목적으로 내시경 검사가 중요하다. 오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치료가 되나요?
위식도역류질환을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도 하는데 실제로는 약물요법이 주된 치료이다. 위 내의 위산 감소를 위해 양성자펌프억제제 등의 약물을 주로 사용하는데 대개 8주 정도 투여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습관도 개선하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생활습관 개선의 효과는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째, 악화시키는 음식 회피(커피, 술, 초콜릿, 지방식 등), 둘째, 가슴 쓰림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 회피(매운 음식, 감귤류 과일, 탄산음료 등),
셋째, 하부 식도에의 위산 노출 감소(체중 감량, 금연, 금주, 머리 쪽 침상 올리기, 식후 2~3시간 후 취침하기)이다.
또 비만 환자는 체중 감량이 중요하며,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전에는 저녁 식사를 끝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야식을 먹거나 먹고 나서 바로 엎드리는 습관도 좋지 않다.
또 식후에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위식도역류질환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나쁜 습관이다. 소식하고, 술과 담배, 신 과일주스, 탄산음료, 기름진 음식 등을 삼가야 한다.
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 정인두 울산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