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건강칼럼] 잇몸 건강이 진짜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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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잇몸 건강이 진짜 건강

기사입력 2023.07.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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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나이가 들수록 씹고 맛보는 일이 힘겨워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노인 진료 환자 수 1위는 '치주질환(치은염·치주염)'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jpg

환자 수 또한 2017년 대비 40% 정도 증가했다. 잇몸병 중 하나인 치주염의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구강은 크게 치아와 잇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충치는 치아에, 풍치는 잇몸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풍치는 염증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하는데 단순히 잇몸에 생긴 염증은 치은염, 더 악화돼 잇몸뿐만 아니라 잇몸뼈까지 염증이 진행된 상태를 치주염으로 본다.
 
원인은 입안의 세균이다. 세균이 독소를 뿜어내고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입안이 전쟁터로 변하는 것이다. 잇몸이 붓고 망가져서 치아를 지탱하는 뼛속까지 세균이 침식하면 잇몸뼈 손실을 동반한 치주염이 발생한다. 정도가 심하면 발치, 즉 치아를 뽑아야 한다.
 
초기 증상이 없는 치주염
치통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 3대 통증 중 하나로 불릴 정도다. 이에 반해 잇몸에 발생하는 염증, 치주염은 통증이 거의 없다. 잇몸은 치아보다 상대적으로 통증에 둔하기 때문이다.
 
그 탓에 치료 시기를 미루거나 놓치는 경우가 충치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미 잇몸질환 초기 단계인 치은염을 넘어 치주염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로 확인되는 노인 진료 환자 수의 증가는 일정 부분 과거보다 통계에 잘 잡혀서 늘어난 수치로도 볼 수 있고, 고령화 사회이기에 나타나는 지표로도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잇몸이 약해지기 마련인 데다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따라 최근에는 틀니보다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나는 등 치주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다 보니 노인 환자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잇몸질환이 야기하는 영양부족
잇몸질환은 섭식 기능과도 직결된다. 노인의 치아 부실은 저작 능력과 소화 흡수 기능 저하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영양부족 상태를 유발하기도 한다. 입은 1차 소화기관이다.
 
음식물을 잘게 씹어서 삼키면 위에서 화학 작용을 일으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그런데 잇몸에 이상이 생기면 소화 기능, 즉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지면서 영양공급에 빨간불이 켜진다. 또 치아가 많고 저작 기능이 잘 유지되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식생활 환경 변화로 생기는 치주질환
세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은 영양 상태와 면역력, 호르몬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치주질환은 입안에 발생하는 염증 반응이기 때문에 식습관도 중요하다.
 
원인과 결과의 문제는 아니지만, 젊은 층에서 예전보다 당뇨 환자가 늘어나고 또 잇몸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진 것은 단 음식에 많이 노출된 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는, 과일 대신 음료에 익숙해진 환경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으며 치주염은 당뇨 합병증 중 하나다.
 
3단계로 나뉘는 치주염의 치료
치주염 치료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 흔히 아는 스케일링, 즉 치석 제거술을 가장 먼저 한다. 이는 잇몸 위의 치석을 제거하는 기초 치료에 해당한다.
 
치주염이 상대적으로 더 진행되면 마취를 하고 잇몸 아래 치석과 염증조직을 긁어내는 치주 소파술, 흔히 표현하는 잇몸치료를 2단계로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치주소파술로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이 있는 치석을 제거하거나 뼈이식이 필요한 경우 3단계인 치은박리소파술, 즉 잇몸 수술을 시행한다.
 
치주염을 피할 수 있는 예방법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당뇨·고혈압·비만이 있다. 만성질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기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는 등 즉각적인 치료로 해결할 수 있지만, 만성질환은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치주염 역시 만성질환으로 생각하고 관리와 치료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또 치주염이 발병하더라도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석 제거를 위해 기본적인 스케일링은 6개월마다 하는 것이 좋고, 1년에 최소 1회는 치과를 방문해서 구강 상태를 점검한다. 또 올바른 양치 방법을 익히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 스케일링에 대한 오해와 진실
스케일링 후 치아가 더 시리다?
치아의 가장 바깥 부분은 법랑질이라는 단단한 재질로 싸여 있고 그 안쪽은 상아질이라는 상대적으로 무른 재질로 되어있다. 상아질에는 상아세관이라고 하는 미세한 관들이 있는데 치은퇴축 또는 치아마모 등에 의한 상아세관이 구강에 노출되면 냉온 자극 또는 기계적 자극, 삼투압 등에 의해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스케일링을 통해 마모된 치아나 퇴축된 치은 위를 덮고 있는 치석을 제거하게 되면 시린 증상을 더 느낄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치석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추위를 피하고자 몇 년 동안 빨지 않은 더러운 옷을 겹겹이 껴입고 세균감염과 질병의 위험에 스스로 방치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시린 증상은 일시적이며, 불편감이 지속될 경우 지각과민처치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니 치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치석 제거를 대충 해서 치석이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치석이 가장 잘 생기는 부위를 꼽자면 하악전치부 설측을 들 수 있다. 혀 밑에는 악하선(턱밑샘), 이하선(귀밑샘)과 더불어 침을 분비하는 3대 침샘 중 하나인 설하선(혀밑샘)이 존재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침은 다른 부위보다 점액이 풍부하기에 치태와 섞여 치석을 만들기 쉽다.
 
특히, 점성이 높은 타액을 가진 사람의 경우 스케일링 후 한 달 만에도 치석이 다시 쌓이기도 하므로 치아 표면에 빠짐없이 칫솔이 닿을 수 있도록 꼼꼼하게 칫솔질해야 한다.
 
또한, 매번 닦을 때마다 플라그가 남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는데 플라그가 쌓여서 치석이 되면 칫솔질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 치아 표면 자체가 울퉁불퉁한 경우에도 치석이 덜 제거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스케일링했더니 이가 흔들리고 잇몸이 더 나빠지는 것 같다?
스케일링을 오랜만에 받거나 치주염이 진행된 상태에서 스케일링을 받으면 치아가 더 흔들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치아와 치아 사이를 메우면서 물리적으로 지지대 역할을 해주던 치석이 사라지기 때문인데, 치조골 소실이 동반되지 않은 단계에서 스케일링 후 치아 동요가 있다면 대부분 1주일 정도 안에 회복된다. 하지만 치은염 단계를 지나 치주염으로 진행되었다면 추가적인 치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스케일링을 받았는데 치아를 다 깎아내서 이가 망가졌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스케일러라는 기구는 미세한 초음파 진동을 이용해 치석을 떨어뜨리는 원리로 작용하며 절삭력을 가진 기구가 아니기에 치아를 갈아내거나 깎아낼 수 없다.
 
스케일링 후 치아 사이가 벌어졌다고 호소하는 경우, 대부분 치아 사이의 공간을 메웠던 치석이 제거되면서 그 공간이 노출되거나 잇몸의 부기가 가라앉으면서 공간이 커진 것이다. 또 치아를 덮고 있던 치석을 벗겨내면 시린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 이지현 울산대학교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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