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건강칼럼] 비타민의 역사 A부터 K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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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비타민의 역사 A부터 K까지~

기사입력 2021.09.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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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비타민을 챙겨 먹는다. 하지만 비타민의 발견은 그리 긴 역사를 갖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비타민을 몰랐던 과거에는 어떻게 건강을 챙겼을까? 비타민의 역사를 알아보자.
 
◇ 건강한 일상을 위한 필수 요소, 비타민 
우리는 일상에서 흔히 '비타민 같은 존재'라는 말을 사용한다. 비타민(Vitamin)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같이 우리 몸의 주 영양소는 아니지만, 정상적인 발육과 생리 작용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유기 화합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비교적 소량으로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데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거나 생성되더라도 충분하지 않아 외부로부터 섭취가 필요하다. 비타민은 흡수성과 저장 방식에 따라 크게 수용성과 지용성으로 나뉜다.
 
수용성 비타민은 물 없이도 우리 몸에 쉽게 흡수되지만 오래 저장되지 않으며 신장에 의해 조절된다. 지용성 비타민은 우리 몸에 흡수되려면 지방의 도움이 필요한데 즉시 이용되거나 나중에 이용될 수 있도록 지방 또는 간에 저장된다.
 
비타민은 부족하면 특유의 결핍 증상이 나타난다. 원시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비타민 결핍은 인류의 질병 및 사망의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비타민의 역사는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
 
식품에 함유된 비타민의 양은 극히 적고 인체에도 극소량의 비타민만 존재한다. 매우 적은 양의 비타민을 분리해내기 위해서는 고도의 지식과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타민을 몰랐던 과거에는 어떻게 건강을 챙길 수 있었을까?
 
◇ 생명이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1906년 영국의 생화학자 프레드릭 홉킨스(Frederick Gowland Hopkins)는 음식물이 탄수화물, 단백질, 무기질, 지방, 물 등의 5대 영양소 외에 보조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조 영양소의 이름을 비타민이라 명명한 것은 폴란드의 화학자 카지미르 풍크(Casimir Funk)였다. 비타민의 처음 이름은 'Vitamine'이었다.
 
풍크는 쌀겨로부터 분리해낸 물질이 매우 적은 함량의 질소 유기물임을 발견하고, 라틴어로 생명을 의미하는 ‘vita’와 아민기(amine)를 가진 질소 함유 유기물질을 의미하는 ‘amine’을 합쳐 이름을 지었다.
 
그 후 1912년 홉킨스를 시작으로 다른 비타민들을 연이어 발견하며 모든 비타민이 아민기를 갖지 않음을 발견했다. 이에 1920년 영국의 생화학자 잭 드러몬드(Jack Cecil Drummond)는 'Vitamine'이라는 이름에서 마지막의 철자 'e'를 제거할 것을 제안했고 지금의 'Vitamin'에 이르게 되었다.
 
◇ 결핍 증상에서 발견한 비타민의 존재
비타민이라는 물질의 발견은 그리 긴 역사를 갖고 있지 않지만, 비타민 결핍 증상에 대한 기록은 꽤 오래전부터 찾아볼 수 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5세기경 괴혈병으로 인한 증상들과 죽음에 대해 묘사했다.
 
그러나 괴혈병이 악명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소위 ‘탐험의 시대(Age of Exploraion)’, 대항해 시대에 돌입하면서이다. 괴혈병은 비타민 C가 결핍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모세혈관이 약해지고 출혈이 멈추지 않는 증상을 보이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괴혈병은 먼 항해를 하는 선원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골칫거리였으며 15세기부터 17세기에 걸쳐 선원들은 괴혈병 공포에 떨어야 했다는 기록이 있다.
 
18세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1746년 영국의 의사 제임스 린드(James Lind)는 라임, 레몬과 같은 감귤류의 신 과일이 괴혈병을 치료할 수 있음을 발견한다. 린드의 경험적 실험 방법은 효과가 있었고 그 후 영국 선원들은 린드의 조언에 따라 먼 항해를 떠날 때는 레몬즙과 라임 주스를 배에 실었다.
 
하지만 린드는 왜 신 과일이 괴혈병에 좋은지는 알지 못했다. 실제로 비타민 C의 존재는 20세기 초에 밝혀졌다. 괴혈병이 역사 속 하나의 재앙처럼 다가온 이유는 다른 동물과 달리 사람은 체내에서 비타민 C를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선한 채소나 사냥을 통해 인류는 자연스럽게 해당 성분을 섭취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영장류의 조상이라고 밝혀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두개골과 치아 등을 보았을 때 견과류나 씨앗, 숲속에서 채취할 수 있는 풀 등을 통해 체내에 부족한 비타민을 섭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알파벳으로 보는 비타민 이야기
비타민 뒤에 알파벳은 비타민의 역사에서 알아볼 수 있다. 1886년 네덜란드 사람들은 동인도제도에서 각기병을 걱정해왔다. 각기병에 걸린 사람은 위축된 근육 또는 부은 다리로 '나는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보였으며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각기병은 '베리베리병'으로도 불렸는데 베리베리(Beri-beri)는 세이론섬 신할라말로 ‘나는 할 수 없다’라는 뜻이다. 네덜란드의 육군 의사였던 크리스티안 에이크만(Christiaan Eijkman)은 각기병이 감염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며 실험을 거듭했고 우연히 실험용 병아리들에게 병원의 찌꺼기 밥을 먹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실험 대상이 살아나는 현상을 보고 다른 각도로 실험을 시작했다. 1901년 에이크만은 각기병이 먹는 쌀의 종류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실험을 통해 식사 중 아주 적은 양이고 영양의 가치는 없더라도 생존을 위해 ‘어떤 물질’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지만 결국 에이크만의 연구와 영국의 생화학자 홉킨스의 연구로 생존을 위한 ‘어떤 물질’은 비타민임이 밝혀졌다. 에이크만이 발견한 비타민은 후에 '비타민 B'로 명명됐다.
 
비타민 A는 1913년 미국의 생화학자 앨머 맥콜럼(Elmer McCollum)의 연구진이 발견했다. 맥콜럼의 연구진은 정제된 사료를 쥐에게 먹였을 때 쥐의 눈에 장애가 생기고 성장에 방해가 생김을 발견했다.
 
이 쥐들에 우유를 보충하면 정상적인 성장이 이뤄졌고, 연구진은 우유의 지방층에서 비타민 A를 분리하는 데 성공한다. 연구진은 비타민 A가 눈의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음도 발견한다. 이후 과학자들은 비타민 A가 지용성을 나타내고 비타민 B가 수용성을 나타냄을 발견하면서 비타민 A, B 이후의 비타민들은 발견 순서에 따라 알파벳이 차례로 붙어 C, D, E라고 이름 붙이게 되었다.
 
비타민 D는 영국의 과학자 에드워드 멜란비(Edward Mellandy)가 발견했다. 구루병에 걸린 개를 대상으로 실험한 멜란비는 정상적인 성장에 필요한 물질들이 지방에 섞여 있다는 것을 밝혀내면서 이를 ‘지용성 A’라고 불렀다.
 
지용성 A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그 안에는 구루병을 막는 물질과 성장을 정상적으로 진행시켜 주는 물질이 함께 있음을 발견했다. 멜란비는 정상적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물질을 ‘비타민 A’, 구루병을 막는 물질을 ‘비타민 D’라고 명명했다.
 
그 후 독일의 유기화학자 아돌프 빈다우스(Adolf Windaus)는 스테롤 물질 중 콜레스테롤의 구조를 밝혀냈다. 또한, 스테롤 물질의 일종인 에르고스테롤에 자외선을 쬐면 비타민 D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빈다우스는 이러한 공로로 1928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 했으며 비타민을 연구한 과학자 중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셈이다.
 
물론 비타민 K와 P, H처럼 발견된 순서가 아닌 비타민이 영향을 미치는 생리 작용에 따라 이름 붙여진 것들도 있다. 또한, 예전에는 존재했던 비타민 F와 G처럼 사라진 것들도 있다. 비타민 F는 후에 불포화 지방산이자 필수 지방산 중 하나임이 밝혀졌다.
 
비타민 F는 현재 ‘리놀산(linolic acid)’ 또는 ‘리놀렌산(linolnic acid)’이라고 불리며 교과서적으로는 비타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비타민의 발견은 학자들에게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 주었을 뿐 아니라 인류의 건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균형 잡힌 식생활을 통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또한, 비타민의 성분들은 단독으로 흡수되는 것보다는 다른 음식과 섞여 흡수되는 것이 더 흡수가 많이 되므로 식사 직후에 먹는 것이 좋다. 건강한 일상을 위해 비타민에 대해 깊이 알아보고 살뜰히 챙겨보자!
 
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글 : 황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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