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청 공무원들의 기강이 얼마나 해이해졌는지 지난 12일 무을춤새권역 도농교류센터에서 열린 '제13회 청정 무을 농산물 버섯 축제'에서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날 본식은 오전 11시 예정되어 있었으나 구미시장이 30분 이상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30분이 지체되어 시작되었고, 내빈소개까지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지나갔지만, 추진위원장의 대회사가 끝나고 축사순서에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분명 내빈소개에서 구미시장을 소개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음 축사의 순서는 장석춘 국회의원의 부인이었으며 이어서 백승주 국회의원의 부인을 호명해도 공무원 중에서 누구 하나 제지하지 않고 행사와 관계없는 인사가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사회자는 다급하게 순서를 바꾸어 구미시장을 호명하게 되었고, 뒤늦게 무대로 올라온 구미시장은 계면쩍어하면서 순서의 잘못됨을 잠시 지적하고 축사를 이어나가게 되었다. 구미시장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공무원들을 비롯한 축제 관계자들이 많았는데도 지적조차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은 모습은 43만 시민들의 대표인 구미시장을 홀대했다는 따가운 시선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인구 2천 명도 안 되는 작은 시골 마을이라는 핑계를 말하겠지만, 구미시에서 가지는 관심의 무게에 비하면 이들의 행동은 구미시민들로부터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행사를 진행한 이벤트회사의 실수로 돌리려 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해 보인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한번 따져 보았으면 한다. 축제 행사장에 3단 화환이 넘어져도 일으켜 세우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청정 무을 농산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지역의 농산물이 아닌 김천 포도를 비롯한 타지의 농산물이 부스를 차지한 모습은 뭐라고 설명할 것인지 묻고 싶다.
또한, 싸다고 해서 감 말랭이를 구입했는데 자연건조가 아닌 건조기로 건조하면서 너무 말려서 배가 불러온 것도 있고 심지어는 이빨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것들도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이게 과연 무을에서 생산되었는지조차 표기가 없었다.
버섯축제이니 당연히 버섯이 시중보다 저렴할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진 그 현장을 과연 구미시가 예산을 투입할 가지가 있는지 정말 냉정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차라리 구미팜 입점 농가의 농산물을 판매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구미시장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황당한 일일 것이다. 이러한 실수를 그냥 넘어간다는 것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잘못해도 처벌받지 않는 조직이라면 이미 그 조직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죽은 조직이 된다.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잘못의 인정이다. 그리고 철저한 반성을 거치면 된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반드시 실수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제발 딴 곳에 정신 팔지 말고 생각하면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그리고 이번 청정 무을 버섯 축제에서의 실수는 일벌백계로 다스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감히 제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