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고유의 명절인 지난 12일 경북 칠곡군의 한 종갓집 사당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성인 남성 4명이 거리를 띄우고 차례를 올렸다.
조선 중기 공조참의를 지낸 석담 이윤우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병구 씨 설날 차례 풍경이다. 이 씨 종갓집은 지난해 설날에는 해도 사당 입구까지 사람들로 가득 찼으나 이날은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이 씨는 "보통 설날이면 50여 명이 모였으나 올해는 인근 지역의 아들과 한동네에 사는 친척 등 4명만이 모여서 차례를 올렸다"라며 "코로나 예방을 위해 사전에 전화를 걸어 협조와 양해를 구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차례를 올리는 제관의 숫자만 준 것이 아니다. 차례를 지낸 후 종친들과 사랑방에서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덕담을 주고받는 음복마저도 도시락으로 대체했다.
이날 음복 도시락과 함께 테이크아웃 식혜와 수정과도 선보였다. 각자 집에서 차례를 지낸 후 종갓집 사당으로 참배로 오는 마을 종친들을 위해서다. 참배를 마친 종친들과 인사를 나눈 후 수정과와 식혜가 담긴 컵을 건넸다.
석담 종택 종손 이병구 씨는 "부모의 생명과 자신의 건강을 위한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코로나 시대의 효도다."라며 "모든 국민이 설 명절 연휴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