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에서는 저 출생과 전쟁을 통해 재앙적 수준인 저 출생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중앙정부 중심의 대책을 지방정부 중심으로 대수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철우 도지사는 18일 경북도청에서 '저 출생과의 전쟁'을 주제로 2024년도 업무보고에서 "그동안 중앙정부 중심의 저 출생 대책은 수도권 중심, 백화점식 정책들로 저 출생의 근본 원인인 지나친 경쟁 사회 극복에 한계가 있다"라며 "지방정부 중심으로 정책구조 대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국가 차원의 저 출생 대책-무늬만 저 출생 대책
그간 정부는 지난 15년 동안 38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만족할만한 출산율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 추세라면 2100년이 되면 인구가 2천106만 명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유엔 세계인구전망이 나온 것은 벌써 2019년인데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출산율은 0.7까지 하락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이날 업무보고를 통해 그간 중앙정부 중심의 저 출생 대책은 무늬만 저 출생 정책이라 규정하고 지방정부 중심의 저 출생 대책이 수립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추가재원 마련 ▲예산의 포괄적 이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저 출생 정책 컨트롤타워 부재, 균형발전 정책의 실패와 닮아
이철우 지사는 저 출생 대책과 관련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실패사례와 데칼코마니처럼 같은 양상을 띤다"라고 언급하며 "실행력 없는 위원회 조직, 중앙부처 중심의 정책설계, 지방정부의 권한과 예산 부재가 저 출생 대책의 실패 원인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저 출생 예산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제1차 저출산 기본계획'에서는 가족여가진흥이라는 이름으로 템플스테이 운영, 종교문화 행사지원 예산이 저출생 예산으로 잡히는 등 저 출생 문제 해결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고 효과성도 낮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사업들이 상당수 포함된 상황이었다.
가장 최근인 3차 기본계획에도 고성장 기업에 대한 R&D와 대학에 대한 인문역량 강화사업 등 인과관계가 약한 사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 지방보다 5배 비싼 서울아파트! 결혼도 힘들고 아이 낳기도 두려워
경상북도는 저 출생 대책과 관련해서도 해법은 지방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 결혼을 위해 필요한 보금자리, 양육비용 등이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졌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지방보다 5배 이상 비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7월 기준으로 서울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9천490만 원이며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억6천557만 원이다. 서울과 지방의 가격 차이는 10억 원이 넘고 5배나 가깝다.
아직 경제적 자립이 되지 않은 20대들에게 내 집을 마련해 결혼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이철우 지사는 "안정된 보금자리가 저 출생 대책의 첫 번째 해법이고 안정된 보금자리가 준비된 지방으로 젊은이들이 내려오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 전 직원이 참여 열흘 넘게 브레인스토밍-266개 아이디어 도출
이날 경상북도 업무보고는 새해 들어 경북도청 실국과 출자 출연기관 전체가 자기 업무영역에 관계없이 전문가들과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였고 ▲일․보금자리 대책 ▲결혼․출산 지원 대책 ▲완전돌봄 ▲일가정 양립 그리고 외국인 정책까지 포함한 266개의 정책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제안자들이 발표했다.
◈ 공동체 속에서 아이 돌보는 '저 출생 극복 시범 도시' 제안
업무보고에서는 266개의 과제 중 대표적인 10개의 과제가 발표되었는데, 싸고 좋은 주거안정정책, 외국인도 출산․보육 동등하게 지원, 결혼에 대한 메가톤급 지원정책이 보고되었다.
또한, 완전돌봄을 위한 공동체 중심의 돌봄 정책을 위해 아이 돌봄 시범 타운 조성과 사교육비 등 목돈이 드는 시기에 대비해 부모와 지방정부가 함께 적금처럼 적립하는 공제제도 도입을 위한 아이디어도 발표되었다.
이철우 지사는 보금자리 정책과 완전돌봄 정책을 한곳에 집중투자해 국가적으로 모범이 될 수 있는 '저 출생 극복 시범 도시'를 만들자는 구상을 제시했고 관련 정책들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향후 경상북도는 '저 출생 극복 비상대책TF'를 구성 분절적인 정책추진체계를 극복하고 제안된 아이디어를 '저 출생 극복 정책메뉴판' 형태로 만들어 실제 예산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 제2의 새마을 운동은 '저 출생 극복 국민운동'이 되어야
이 지사는 저 출생은 우리나라 압축성장의 과정에서 수도권 집중과 경쟁 사회로 인해 발생한 역사가 응축된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으로 마을 단위에서부터 근면과 자조의 정신을 심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국민적 자신감을 회복한 경험을 저 출생 문제 극복을 위한 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경상북도는 경북연구원과 함께 별도의 팀을 구성해 연구하고 경상북도에서부터 저 출생 극복을 위한 운동본부를 구성해 국가 전체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 국가 차원의 저 출생 해법 지방에서 찾아야!
이철우 지사는 "대한민국 저 출생 문제는 구조적 문제인 만큼 국가 전체를 대개조한다는 총체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라며 "경상북도가 저 출생 극복 시범 도시 같은 다양한 정책실험을 통해 지방을 아이 낳고 살만하게 만드는 일들을 주도해 나가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