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과식, 폭식, 야식을 즐기고 음식 섭취 후 바로 눕는 습관이 있다면 역류성식도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
이럴경우 생활습관을 바꾸면서 치료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약에만 의존하면서 장기간 복용하면 다른 질병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신물이 올라오거나 속쓰림,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때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기침이나 쉰 목소리로 불편함을 겪다가 위내시경검사 후 역류성식도염으로 진단받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역류성식도염을 앓고 있다.
◆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 역류성식도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은 프로톤펌프억제제(PPI)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다. 이 약들은 위산 분비를 강력하게 억제하므로 역류성식도염, 위궤양, 위염 등 소화기계 질환에 많이 사용된다. 보통 4~8주간 약을 사용하고 증상이 개선되면 중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음주, 흡연, 카페인 섭취, 기름진 음식, 과식 등으로 인해 증상이 금방 재발할 수 있어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그런데 생활습관 개선은 소홀히 하면서 위산분비 억제제만 수년째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약에만 의존해 오랫동안 복용하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장기간 위산 억제의 부작용 먼저 위산의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위산은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백질 분해 효소인 펩신을 활성화하고, 미네랄을 이온화해 흡수를 돕는다. 위산이 부족하면 칼슘 흡수가 억제되어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이 커진다.
연구에 따르면, PPI를 복용한 사람들은 골반골절 위험이 31%, 척추골절 위험이 56% 증가했다. 또 철결핍빈혈이나 비타민 B12 결핍도 나타날 수 있다. PPI를 2년간 복용한 환자는 철결핍 진단율이 3.3배, 비타민 B12 결핍 위험이 65% 증가했다.
위산은 살균 작용도 한다. 음식물에 있는 세균이나 곰팡이를 살균하는데, 위산 분비가 억제되면 세균 감염 위험이 커진다. 위산분비억제제를 오래 사용하면 위장관 내 미생물 군집이 변하여 세균 감염의 위험이 커진다. 소화기 내 세균 증식은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쳐 위산분비억제제를 사용한 군에서는 폐렴 위험이 20% 이상 증가한다.
◆ 위장관암 위험도 높이는 PPI PPI를 오래 복용하면 위장관암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위산이 부족하면 몸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가스트린을 더 생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점막 세포에 있는 특정 수용체가 자극을 받아 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 또 위산이 부족해지면 세균 증식으로 인해 발암물질인 니트로스아민이 증가할 수 있다.
위산분비억제제는 역류성식도염 증상을 빠르게 완화해주는 효과적인 약이다. 하지만 적정 기간을 넘어서 장기간 사용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의료진과 상의하여 필요한 용량과 기간을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일시적으로 증상을 조절하려고 약물을 사용하기보다 금연, 절주, 카페인 섭취 줄이기,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 피하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글 :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