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危機)가 곧 기회(機會)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 말은 정치인들이 적재적소에 단골 메뉴로 써먹는 말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우리는 그 위기를 슬기롭게 넘겨온 민족이기 때문에 우리 민족을 두고 다른 말로 벼랑 끝 민족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위기에 강한 민족이다.
구미의 경제는 위기의 절정에 있다는 말을 할 정도로 어려운 지경이다. 기업들조차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능력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우리 민족의 위기대처능력은 타고난 근성인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가 닥쳐온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구미공단이 태동하고 50년이 흘러 올해는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갑자기 너무 많이 생겨나 선출직들의 발걸음을 힘들게 할 정도다.
이런 모습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안이함에서 출발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뒤돌아보았으면 한다. 아무리 위기라고 외쳐도 그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위기가 곧 기회다."란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마디로 말해 아무도 위기의식(危機意識)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구미경제의 가장 큰 문제다. 만약 위기를 제대로 위기로 인식했다면 구미공단 50주년이라 해서 웃고 즐기기보다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장기적인 청사진을 만드는 것부터 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담에 "가장 늦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이 가장 빠르다."란 말도 있으므로 어제보다는 오늘이 조금 늦었지만, 내일보다는 오늘이 조금 빠르기에 지금부터 앞으로 50년에 대한 계획을 충실히 세워 하나씩 실천에 옮기다 보면 어느새 위기는 멀리 물러가고 기회라는 놈이 웃으면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사실 장세용 구미시장이 인사에서부터 많은 시행착오를 했지만, 언제까지 6개월 인사라는 말을 들을 수는 없다. 특히, 구미는 공단이라는 특수성과 40만이 넘는 대형도시로서 최소한 경제기획국장과 건설교통국장만큼은 앞으로 6개월 인사라는 비웃음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어렵게 상하수도사업소장이 기술직으로 임명하는 실험을 하고 이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들을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이들이 새로운 50년을 설계하는 청사진을 만들도록 했으면 한다.
언제나 희망은 있다. 우리 선조들이 이러한 지금의 때를 대비해 많은 고담을 남겼으니 그 고담에서 교훈을 얻고 새로운 희망의 동력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어찌 인구 43만의 도시에서 조용히 넘어갈 수 있겠는가? 이런 문제도 저런 잡음이 있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할 것이다. 그런 사소한 문제에 붙들려 아무것도 하지 못 하는 일들이 없기를 소망해 본다.